고야성 (高野聖)이즈미 교카 (泉 鏡花) 고전이다. 개인적으로 복잡하지 않고 특유의 직관적인 뉘앙스와 묘사로 인하여 고전 소설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더욱이 이런 환상 문학소설은 그야말로 어릴적 어디선가 들어본듯하며 다소 긴장되는 부분도 있어서 호기심 많은 어린 나로 만들어 주고는 한다.어릴적부터 귀신 이야기와 환상적인 이야기를 좋아했다고하는 이즈미 쿄카는 300여편의 기담작품들을 통해 많은 후배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일본 근대 문학이 자리잡는데 일조하였다. 주된 이야기들은 대부분 기담들로서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와카타케 치사코 - 화려한 광고글, 또 엄청나게 보이는 물량 홍보에 항상 눈에 도드라지게 띄는 작품이었지만 그래서 마주하게 된 것은 아니다. 우선은 타이틀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씁쓸함이 나를 사로잡았는데 그것은 독신, 독단이 아닌 것에서 오는 나름의 무거움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다.타인에게 비춰지는 삶. 그것이 전부인 삶. 늙어간다는 것과 외로움의 본질을 넘어서 '나'의 삶을 맞이하는 여자의 이야기였다. 남편을 위해 자식을 위해 또 누군가의 삶에 작은 톱니바퀴처럼
고양이 울음 (猫鳴り)누마타 마호카루 (沼田まほかる) 표지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있는 고양이 '몽'이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몽이의 삶과 죽음, 그리고 이어지는 생명이라는 시선에서 이야기는 흘러간다. 우리가 흔히들 생각하는 말을 할 수 없는 동물들은 정확히 말이 아니라 그들만이 이해하는 대화의 방법으로 우리가 모르는 것을 느끼고 공유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로 우리가 바라보는 시선과 '몽'이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정체성과 존재
- 이코 - 안개의 성 - 미야베 미유키 바람이 스산해지는 날씨를 맞으며 거리를 거닐면 생각나는 것들이 많이 있다. 마치 새벽 또는 한밤에나 볼 수 있는 희뿌연 안개와 가로등의 노란 불빛이 아른거리는 느낌으로 다소 아련하기도 하고 뭔가 몽환적이기도한 신비스러운 감성을 자극하고 있어서 그런 것일 것이다.이런 분위기에 푹빠져 거닐다 갑자기 먼저 떠오른 것은 게임 타이틀이었다. 이런 분위기와 몹시 잘 어울려서 생각이 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미지가 자연스레 그려지는 그런 타이틀이었는데 그것이 바로 '이코' 였다.이코, 이렇
- 라스트 송 (ラストソング) -- 노자와 히사시 (野沢尚) - 시간은 조금씩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움직인다. 그 이미지는 각자의 눈과 또 머리 속에 그려지며 나타나는데 그것이 다양하게 이어지면 입체적인 이미지를 그려내고는 한다.과거를 돌이켜보며 옛날의 이미지를 엿보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만지거나 직접 느낄 수는 없지만 그때 담아두었던 필름을 다시 꺼내어 볼 수 있어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그때의 장면을 부분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그런
- 안녕, 드뷔시 (さよならドビュッシー) -- 나카야마 시치리 (中山七里) - 집에 놓여있는 책장에서 반쯤 고개를 내밀고 있는 이 책이 눈에 띄어 꺼내 보았다. 오래전 침대에 누워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렇게 다시 마주하고 보니 처음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와 똑같은 생각이 들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그 당시 슈나이더의 '오르가니스트'라는 소설에 푹 빠져 있었던 때였는데,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의 제목만 보고 집어 들었었다. 드뷔시와 쇼팽의 피아노 곡을 소재로 펼쳐지는
- 일요일들 (日曜日たち) -- 요시다 슈이치 (吉田 修一) - 날씨가 쌀쌀하고 어둠이 깊게 내려앉았다. 주말 오후 베란다를 내다보니 그 풍경이 마치 흡사 모노톤의 내음이 뿜어져 나오는 듯 했다. 그런 기분이어서 그랬을까? 책장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오랜만에 책 한권을 꺼내어 들었다. 요시다 슈이치...그의 작품들은 배경이나 흐름의 감정선이 굉장히 세심하고 아름다워서 90년대 중반에 개인적으로 흠뻑 빠져있는 작가들 중에 하나였다.요시모토 바나나와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느낌이 있어서였는지 그 둘의 서적들을
- 키 친 -- 요시모토 바나나 - 키친....?부엌이라는 이 인상적인 제목의 소설은 내가 한창 일본소설 열풍이 불고있을 무렵에 접하게 된 작품이었다.추리 소설도 스릴러도 아니지만 하얀 바탕에 검은색 튤립으로 무거운 느낌으로 치장되어 있는 겉표지가 인상적이어서 한눈에 들어오기도 하였고, 그것은 마치 장례식의 검은 베일을 떠올리게 만드는 슬프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내용물의 분위기를 한번에 말해주고 있는 듯 해서 바로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죽음으로부터 잃어버린 것들..그 상실감에서 오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 옥 문 도-- 요코미조 세이시 - 요즘은 날씨가 들쑥날쑥해서 전혀 예측을 할 수가 없다. 최근 출장을 갔다가 공항에서 고립되기도 해보고 강한 비바람으로 인하여 밤새 시끄러운 소리와 불안함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때도 있었다.바람소리. 이렇게 심하게 휘몰아치는 바람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한가지 장면이 떠오르고는 한다.'요코미조 세이시'의 '옥문도'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단순한 호기심에서였다. 추리소설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나에게 일본 고전 추리물의 바이블.만화
- 쇼콜라티에 (ショコラティエの勳章) -- 우에다 사유리 (上田 早夕里) - 미세먼지가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한국. 그래서인지 공기 청정기가 작동되는 커피숍 내부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미세먼지를 피해서 잠시 쉬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회사가 이사를 하게 된 까닭으로 출퇴근 동선이 바뀌고 이제는 나에게서 사라진 지하철 환승역. 그리고 바로 그 곳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는 서점이라는 멋진 오아시스가 있어서 퇴근길에는 반드시 잠시라도 머물고 지나갔었는데, 이제는 마치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려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이 슬로건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대신해 준다는 말이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만의 사정으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에 책을 집어 들었다. 한물간 아이돌 출신인 와카 오카에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풀어져 나간다. 유일하게 맡고 있는 '토막여행' 이라는 프로그램을 그녀의 실수로 하차하게 되어 생계부터 막막해져 버린 상황에서 여행이라는 키워드는 자의반 타의반에 의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