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글거리는 연애 로맨스 영화를 미국에서는 보통 칙 플릭 (Chick Flick), 그러니까 '기집애들이나 보는 영화'라고 다소 비꼬는 듯한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나 역시 '칙 플릭'은 시간낭비라 여기는 부류라는 점을 우선 밝혀둔다. 2016년 일본 박스 오피스를 강타했던 영화 '식물도감'이 2년이 지나 한국 극장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겁나게 재밌다!!!!' 그런데 그 재미라는 것이, 베스트 셀러 원
가정용 홈씨어터 제품으로 돌비 애트모스 디코딩 AV 리시버들이 저렴한 가격대에 출시되고, 60인치 이상 초고화질의 UHD TV들이 1~200만원 대의 만만한 (?) 가격에 판매되면서부터, 사실 어지간한 영화들은 굳이 극장에 갈 필요를 못느끼게 되었다. (물론 데이트하는 커플들은 제외) 또 나처럼 중간에 담배 한대 피워야하는 애연가들은 극장에서 2시간 이상을 꼼짝달싹 앉아서 영화를 본다는 것이 솔직히 피곤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은 반드시 극장에서, 그것도
Emerson, Lake & Palmer가 전자 드럼을 사용하면서 시작된 1970년대의 전자음악은 독일 크라프크베르크의 'Radioactivity' 그리고 일본의 3인조 그룹 Yellow Magic Orchestra를 거치면서 팝 뮤직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이끌던 YMO를 처음 접한 것은 70년대 말 주한미군 TV 방송이었던 AFKN, 단순하게 반복되면서 비현실적으로 (Surreal) 다가오는 YMO의 전자 음악은 가슴보다는 머리로 먼저 전달된다는 장점이자 단점을 동시에 모순
빌보드 차트를 확인하며 팝 뮤직을 듣기 시작하던 것이 1975년 초부터였으니까, 지난 40여년간 빌보드는 내 삶에서 중요한 지표들 중의 하나였다. (물론 지금은 오전에 주가와 부동산 시세를 확인한다.^.^) 사실 싱글 차트 HOT100 1위에 처음 올랐던 가수들은 이후에 스타급 아티스트가 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싱글 차트에 전혀 오르지 않아도 빅 스타가 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매해 연말에 수입 랭킹 1위부터 10위에 오르는 이름들을 보면 예외없이 앨범 차트와 콘서트 순위를 석권했던 가수들이다
요즘은 새벽에 MLB를 시청하고 저녁에는 KBO 프로야구를 시청한다 (난 시카고 컵스와 한화 이글스 팬이다).그러다 문득, 다저스의 경기 중간에는 항시 Led Zeppelin의 Kashmir가 짧게 몇 소절 흐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항상 그렇다. 특정 선수의 등장 뮤직은 아니다. 그래서 정말 오랜 만에 제플린의 걸작 앨범 'Physical Graffiti'의 CD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바로 CD랙의 제자리에 되돌려 놓았다.그 다음, 햇살이 쨍쨍한 오후 홍대 앞으로 가서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트립 시리즈 3탄 '트립 투 스페인'은 이전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꽃보다 할배' + '윤식당' 처럼 진행되며 여행과 미식을 테마로하던 페이크 다큐 로드 무비가, 이번에는 여행과 미식은 양념일 뿐, 50대인 마이클 감독이 어느덧 실제로 50대에 접어든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던의 버디 무비로 바꾸어 놓았다.50대인 나는 이 점이 너무나 마음에 들고 대사 하나 하나 부터 데이빗 보위나 믹 재거 혹은 마이클 케인의 흉내를
리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리뷰하라고?뜩 한마디면 된다. "죽인다!!!!!"여기에 한마디라도 덧붙이면 사족된다. 이렇게 리뷰를 끝냈다가는 편집장이 뭐라할테니 굳이 한마디만 더 하자면...'아바타' ' 타이타닉'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 이어 전세계 흥행 2빌리언 달러 (2조 2천억원) 클럽에 가입하는 4번째 영화가 되시기 직전이다."아무 소리하지 말고, 형아가 보장한다. 빨리 봐라." (위디스크의 AV 영상 댓글같다...^^)
2천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총 규모는 유럽 전체의 총량과 엇비슷한 규모로 미국에 이어 단연 세계 시장의 중심이었다.90년대에 미국에 둥지를 튼 소니 픽쳐스는 갖가지 조롱 속에서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메이저로 자리매김하였고, 비디오 게임에서는 MS의 엑스박스 도전을 가볍게 제치면서 플레이스테이션을 앞세워 전세계 시장을 닌텐도와 양분하였고, 음악 역시 소니 어메리카를 중심으로 전세계 배급망을 완성하였다. 간단하게 전자제품 메이커였던 소니가 소프트웨어 업체로 주력을 전환하면서, 엔터테인먼
2천년대 이후 록 뮤직에는 새롭게 쟝르를 이끌어 갈 견인차 밴드가 실종되면서 사실상 죽어가는 쟝르가 되어버린 지 오래이다. 20년간 매년 100회 이상 전세계 록 밴드들의 콘서트를 관람해온 지독한 록 매니아인 내 동생도 "요새는 취미를 MLB로 바꿨어."라면서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즌권을 구매했다고 한다. (록 뮤직을 음반과 비디오로 접하는게 짜증난다고 미국 이민을 간 정말 수퍼 미친 넘이다. ^.^)한국에서는 '혁오' 혹은 '장기하와 얼굴들' 정도가 그나마 들어줄 수준을 유
4월 19일 목요일 오후, 일본의 오디오 매거진 '스테레오 사운드'의 한국판 박성수 편집주간이 진행하는 오디오 감상회가 상수동 로이코 빌딩의 2층 로이코 홈씨어터 룸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감상에 사용된 오디오 기기들의 총합 가격은 대충 벤츠 E 클라스 한대 가격이기도 하지만, 나의 관심은 하이엔드 오디오의 가격이 아니라 네트워크 기반 오디오 시스템 중에서는 현재 가장 비싸고 정평있는 린의 KLIMAX DS3였다. 이전 모델들은 천만원이 넘는 가격에 비하면 사실 소리가 좀 부유하는 경향이 있었
프랭크 시나트라가 친딸인 낸시 시나트라와 함께 불러 히트했던 '올디스벗구디스'의 대표곡들 중 하나인 'Somethin' Stupid'. 낸시 시나트라의 곡들 중에서는 'These Boots'와 함께 무척이나 좋아했던 곡이기도 하다. 영화 리뷰는 기본적으로 곧 개봉 예정이거나 최근 개봉한 작품들 중에서 문제작, 명작, 화제작을 소재로 해야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4월 26일 개봉예정인 앰버 허드의 '리브 어게인'은 그 어느 카타고리에도 해당되지도 않으며, 이
호모, 게이, 드랙 퀸, 트렌스젠더 등등 성적 소수자들을 소재로 다룬 영화들은 90년대에 절정을 이루었기 때문에, 아직도 이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는 것에 "또?"라고 반문하고 싶은 시점이지만, 올해 아카데미는 유난스럽게도 외국어 영화상 부문에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바로 이 '판타스틱 우먼'을 올려 놓았고, 결국 이 녀석에게 상을 주었다.전세계 주요 국가들과 대도시에서 드랙 퀸이나 호모, 트렌스젠더는 이제 사실상 일상에 속하기 때문에 결국 이 소재로 영화를 만들려면 지구촌의 변방 국가들
2천년대 이후로 과연 신규 발매 록 앨범을 내가 몇장이나 구입했나하고 심심해서 세어보니 채 100장이 되지를 않는다. 초창기만 해도 나로서는 재수없어 하던 블랙 가이들의 힙합이나 랩도 카니에 웨스트와 켄드릭 라마 덕분에 100장 이상은 구입했는데 말이다.결국 돌이켜보니 2천년대 들어서 음반에 돈을 지불한 것은 대부분이 60년대 부터 90년대 사이 록 앨범들의 리마스터 버전 아니면 보존 상태가 양호한 오리지널 LP였다. 간단히 말해서 2천년대 이후 록 뮤직은 망해가는 음식점 같은 쟝르였다.음악을 포함해서 모든 문화 예술 쟝르는 새로운
한미일 프로야구가 개막되면서 새로운 시즌에 대한 야구 팬들의 흥미가 고조되고 있다. 그리고 야구 시즌의 필수 아이템들 중의 하나는 PS4용 메이저리그 게임인 'MLB The Show 18'이다. 일본 프로야구를 즐기는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2018'도 재미는 쏠쏠하지만 SD 캐릭터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에게 적합한 게임이고, 실제 메이저리그를 시뮬레이션하는 기분으로는 'MLB The Show' 시리즈를 능가할 게임이 없다. MLB.com에서 PS4와 XBox O
남들보다 일찍 그리고 방대한 양의 영화 및 음악 자료를 접한다는 점에 끌려서 30이 넘은 나이에 하던 사업을 접고 전혀 돈이 되지 않는 방송 프로그램의 구성 작가를 시작했던 것이 어느덧 20여년전 일이다. (월 50만원 정도를 받고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 선택을 후회해본 적이 없다. 내 심장이 가리키는 곳으로 갔을 때는, 설사 별 소득이 없거나 실패하더라도 전혀 미련의 부스러기가 남지 않는다는 점을 지금도 후배들에게 강조한다. 연극 연출가들이 배우들에게 단골로 던지는 멘트들중의 하나는 "어차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의 실제 현실과는 다르게 영화를 통한 게이 혹은 호모들의 사랑 이야기는 이제 고리타분하다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색다른 소재도 아니고 홍보 문구에서 특별히 강조되지도 않는다. 남은 것은 'How'일 뿐.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어머니가 아들의 친구와 사랑에 빠지는 틸타 스윈튼의 '아이 앰'을 통해서, 이미 비보편적인 러브 스토리를 아름답고 지적으로 그려나가는 분야의 대가로 자리잡은 씨네 아티스트이다.'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소지섭과 손예진의 '지금
3월 29일 개봉 예정인 일본 애니메이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보고난 첫 느낌은 교토 버전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였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흥행성과 실험성을 적절하게 블렌딩하는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 혹은 런던 '웨스트 엔드'의 뮤지컬을 재패니메이션으로 감상한 느낌. 홍보 문구에는 독특한 작화 스타일과 B급 정서를 담고 있다는 의미로 '망상적 판타지 멜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선수(?)라면 솔직히 그다지 독특하다고
오래 전 영화사에서 프로듀서로 근무하던 시절, 조민기가 쿠바에서 촬영해 온 사진들을 묶어 포토집을 발매한 적이 있다. 영화 '해부학 교실'을 통해서 안면을 익혔던 사이였고, 사진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 발간 기념 사인회를 찾아가 인사를 나눈 뒤로는, 마주치면 인사하고 커피 한잔 나누는 사이 정도로 지내왔다. 개인적으로는 조민기의 흐트러진 모습을 본 적이 없었고, 안경에 뚱보에 숏다리인 나로서는 시원한 이목구비에 키도 크고 잘생기고 노래도 잘하는 그가 참 속으로 부럽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영화와
영화 '툼레이더'는 2013년에 발매되었던 비디오 게임 '툼레이더 리부트'를 베이스로 펼쳐진다. 영국 런던의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라라 크로포드가 아버지를 찾아 나서면서 여전사로서 성장해 나가게 되는 일대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따라서 영화 속 라라는 선글라스에 쌍권총을 들고 탱크 탑에 핫팬츠 차림으로 액션을 펼쳐 나가지 않는...아니 아직은 그럴 능력치가 없는 상태의 순수하고 어린 라라 크로포드이다.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게임을 즐겼던 유저와 이번 영화로 처음 라라 크
OCN을 통하여 방영했던 제50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한마디로 '노잼' 그 자체였다.누가 상을 받을지, 무슨 영화가 작품상을 받을지, 모두가 예측한 범위 내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이 되다 보니 극적인 의외도 없었고, '쉐이프 오브 워터' 빼고는 사실 그다지 재미있거나 화제의 중심에 선 작품도 없었다. 당연히 미국에서는 역대 최저 시청율을 기록하고 말았고, 국내에서도 안희정 지사의 미투고발 사건 등등으로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했다.그리고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가장 큰 실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