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そして父になる)고레에다 히로카즈 (是枝裕和) 가족이라는 것은 특별하다.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구성 자체에 의하여 비롯되는 것이기에 더더욱 그런 것일 것이다. 구성이라는 것을 더욱 들여다 본다면 함께 해온 울타리 속에서의 시간과 추억이 많을 수록 더욱 유대가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것이 좋은 작용으로 구성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부모가 뒤바뀐 아이들, 또 다르게는 자식이 바뀌어 버린 부모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지
십이국기 (十二国記)오노 후유미 (小野 不由美) 내가 알고있는 모든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동양적인 배경으로 풀어낸다면 단연코 이 작품은 우선 언급되어야 한다.어릴 적부터 여러 구전이나 동화 혹은 신화 등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이보다 더한 작품이 있을까?이제는 나도 제법 나이가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파이날 판타지라는 게임 등으로 밤을 지새우고 또 신화 속의 이야기를 모티브한 작품들을 마주하게 되면 우선적으로 노크하게 되는, 나에게는 최고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이는 비단 나에게만 통용되는 현상은 아닐
[토시키 아오야마] 9월 14일 아베 총리의 후임을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의 투개표가 실시되면서 스가 장관이 새 총재로 결정되었다. 새로운 총재가 정해지고 이미 초점은 인사 얘기가 주류가 되었지만, 세계 정세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주제는 11월 3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이다.앞으로 6주간밖에 남지 않았으며, 미국에서 활약하는 저널리스트 중 가장 정확도가 높고 핫한 미국 사정을 직접적으로 일본에 전하는 것이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켄트 길버트 (KENT GILBERT)이다. 켄트 길버트씨는 1971년 일본 첫 방
[토시키 아오야마] 이제는 외양에 개의치 않는 '침략자'로 변한 중국에 어떻게 맞서야 할까.『일본 복갈!~중국의 '조용한 침략'을 격퇴하라~』가 발매되었다. 통상적인 용어인 부활이 아니라 제목을 복갈 (復喝)로, 일본에 꾸짖음의 갈을 넣는 혼신의 한 권이다.이 책은 "조용한 일본 침략, 일본이 사라지는 날"에 이은 침략 시리즈 제3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중국에 의한 「천인계획」과 「오모당」이라고 하는 이름의 사이버 부대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는 일본인 필독의 경종본이다.이 책에서
은하철도의 밤 (銀河鉄道の夜) 미야자와 겐지 (宮沢 賢治) 요즘처럼 어수선한 일상에서 가만히 있노라면 엉뚱하게 밤이 오기만을 기다리게 되는것 같다. 어둠이 짙게 깔리며 곳곳에서 비춰지는 불빛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어지러운 일상도 내 머릿 속도 가라앉는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하늘을 올려다 볼 일은 많이들 없겠지만 멀리서 보이는 여러 빛들의 아지랭이들을 문득 바라보면 왜인지 때로는 밤하늘의 별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이것이 나를 낭만적인 공간으로 도약하게 해줄 때도 있다.어릴 적부터 좋아
[토시키 아오야마] 세계에서도 독서를 좋아하기로 유명한 일본인들은 스파이 소설을 아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실제 스파이는 일본에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규모와 지하 인맥에서 암약하고 있다. 일본에는 간첩 방지법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의 스파이들이 구더기처럼 꿈틀거리고 있어도 일본에서는 아무런 방어 수단이 없다.구미에서는 공자 아카데미 (孔子学院)가 폐쇄되어 있는데 일본에서는 오히려 증식 중이다.소련의 붕괴 이전, 일본에서 미디어 공작을 담당했던 KGB 요원 스타니슬라프 레프첸코는 일본
막차의 신 (終電の神様)아가와 다이주 (阿川大樹) 막차라는 단어의 말 자체로의 의미는 마지막 차량, 더 이상은 이동수단은 없다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본다면 하루를 마무리 하는 것에 대한 동선의 이미지와 부합되고는 한다는 점에서, 보다 특별한 의미가 부여 될 수도 있는 것이다.또 바쁜 현대인들에게 전철 또는 지하철 자체가 주는 밀접함은 우리 생활에서 떨어질 수 없는 굴레에서 시작되는 것이어서 낮설지 않은 느낌이다.일반적으로 출퇴근 또는 동일한 하루의 일과를 반복하는 우리들에게
선은 나를 그린다 (線は、僕を描く)도가미 히로마사 (砥上裕將) 나는 그림을 좋아한다. 작품에 대한 이해도나 배경에 관한 지식은 문외한인 사람이지만 그림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높은 편이다. 그래서일까 기회가 있을 때면 어깨 너머로 힐끔힐끔 몰래 이곳저곳을 쳐다보며 탐닉하고 있고, 가지 않더라도 시간이 있을 때면 전시회 등을 늘 찾아보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이미 푹 빠져 있는 것 만은 확실하다.근래 들어서는 동양화, 그 중에서도 수묵화에 흠뻑 빠져버렸다. 농담과 붓의 억양, 그리고 여백에서 오는 그 알 수 없
자물쇠가 잠긴 방 (鍵のかかった部屋)기시 유스케 (貴志祐介) 밀실, 트릭, 보안 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왠지 기분이 설레인다. 조금 사실적이고 자극적인 소재의 세련되고 흥미로운 작품들이 요즘은 익숙하기도 하겠지만, 어릴적부터 탐닉해왔던 특별한 공간과 소재의 이야기 거리에 더욱더 흥분되는 것은 나만은 아닐 것이다.그래서인지 언제나 기시 유스케의 작품은 나로 하여금 놀라운 장소로 안내하여 주고는 한다. 어떤 사연과 이야기 거리를 생각하며 읽어 내려가는 것과는 거리가 상당히 있다고 할 수 있는 이것은 정말 특별하
소설 언어의 정원 (小説 言の葉の庭)신카이 마코토 (新海 誠) 비가 오는 날이면 차분해진다.누구나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비'라는 다소 특별한 것에 많이 감성적이 되는 편이다. 그래서일까 비 내리는 창문넘어로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많은 추억과 생각이 들고는하는데, 대부분 현실에 반영되어 있는 것 보다는 조금 뿌연 수채화 같은 느낌의 것들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감성에 젖어 우선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영화로도 흥행한 이 작품은 차분한 이야기의 울타리 속
[토시키 아오야마] 홋카이도 땅이 중국에 대량 매입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사사키 류가 작년에 발매했던 "일본이 사라지는 날-여기까지 진행된 중국의 일본 침략(2019/11 발매)"을 숙독했다.본서는, 「조용한 일본 침략」(2018/10 발매)에서 계속되는 시리즈 제 2탄으로, 제3탄은 근일, 하트 출판으로부터 간행될 예정이다.무력을 사용하지 않는 "조용한 침략"이 이대로 일본에서 계속 되면, 일본은 머지않아 중국 공산당의 "자치구"가 되어, 세계 지도로부터 사라져 버리는 것인가- 중국 공산당 세력에 의한 "조용한 지배
마가 (魔邸) 미쓰다 신조 (三津田 信三) 어릴적 부터 가정환경의 문제로 혼자 있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혼자있는 것에 제법 익숙하기도 하지만, 가끔씩 엉뚱한 생각으로 인하여 현실감각이 떨어지거나 무서운 생각이 꼬리를 물 때가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생각이 더욱 또렷이 기억 날 때가 있다.공간은 나를 쉬게 해주고 안정감을 주는 곳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긴장감과 불안함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 흉家, 화家, 마家로 이어지는 마쓰다 신조의 이 세번째 작품 역시 이 불안정한 공간에서 주는 공포와
밤의 피크닉 (夜のピクニック)온다 리쿠 (恩田陸) 밤이라는 것은 굉장히 특별하다. 때로는 차분하게 또 감성적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더 나아가 분위기에 도취되어진듯 보다 많은 생각과 꿈 속에서 항상 마주하고 있다. 그러한 연유로 낮과는 다를 수 밖에 없는 독특한 시너지가 늘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특별한 것만은 사실이다.밤은 또 사람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어울리기도 하며 그 여느 무리들중에서 북적거리기도 하지만 불빛 이면에 드리워진 어둠처럼 외로움과 고독에 몸부림치기도 한다.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時給三○○円の死神)후지마루 (藤まる) 어느 겨울, 눈이 가득 쌓여있는 훗카이도의 도야 지방을 여행하고 있을 때였다.자연을 벗삼아 머리도 식힐 겸 도심에서 벗어나 이런 곳을 보통 좋아하기는 하지만, 무엇인가 이번 여행만은 특별했다. 생각하는 내가 아닌 내 스스로가 생각하는 주체가 되고 싶다고나 할까, 어떤 자리매김과 환경에 의해서 주어지는 역할에 의한 생각들이 이미 나를 지배하고 있는 것에서 해방되고 싶었나 보다.도야 호수를 바라보며 노천 온탕에 몸을 담갔다. 하늘에서 흩날리는 눈을
[토시키 아오야마] 최근 인텔리전스의 필요성이 일본에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안전보장 전문가인 에자키 미치오의 최신 저서인 ‘인텔리전스와 보수자유주의’의 신형 코로나로 보는 일본의 동향’(2020/5/27)을 읽어 보았다. 코로나 대책의 일환으로 아베 정권 하에서 창설된 국가안전보장회의 그리고 구미에서의 근현대사 재검토 동향을 근거로 하면서 인텔리전스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에자키 미치오는 이 책을 인텔리전스의 기본서로 규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소련에 점령된 발트 삼국, 폴란드의 비극을 예
오후도 서점 이야기 (桜風堂ものがたり)무라야마 사키 (村山早紀) 요즘은 서점 자체가 주는 각별한 느낌이 없어졌다.넓은 실내와 잘 꾸며놓은 책장들 .. 또 많은 서적들이 있는 대형서점들은 아직 건재하지만 유년시절에서 봐왔던 정감어린 그 작은 마법의 가게는 없어졌다.나에게는 여느 버스 정류장 앞에 거의 항상 있었던 음반 가게와 서점이라는 존재는 항상 각별했는데, 이것은 늘 새로운 것을 동경하고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어떤 무한한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곳이어서 그랬었다. 그래서인지 그때 눈으로 봐오
음의 방정식 (ソロモンの偽証: 第Ⅲ部 法廷 下巻)미야베 미유키 (宮部 みゆき)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조금 당혹스러움이 컸다. 단순하게 음의 방정식이라는 타이틀만 보고 소리의 방정식? 하는 선입견에서 비롯된 엉뚱한 상상의 연계. 이것이 문제였고 읽어 내려가는 도중에 소리와는 전혀 관련 없는 드라마로 전개 되고있어, 이미 엉뚱한 플롯으로 꾸며진 나의 머릿 속 무대를 다시금 비워 내어야만 했다.다시 타이틀을 바라보고 천천히 읽어 내려가다보니 여기서 말하는 음의
하루, 100엔 보관가게 (あずかりやさん)오야마 준코 (大山淳子) 하루 100엔으로 나의 어떤 물건을 맡길 수 있다면? '보관'이라는 것은 참 어찌보면 참 매력적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행동, 기억 등을 모두 아울러 '가지고 있어줄 수' 있다는 것이기에 말 자체로 굉장한 힘과 궁금증을 자아낼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어릴적부터 호기심이 많고 무엇인가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늘 그것들을 놓아두고 보관해야 할 공간과 자리의 싸움이 연속이었다. 모든 사물, 그리고 그것이 놓
흑사관 살인사건 (黒死館殺人事件)오구리 무시타로 (小栗 虫太郎) 가끔은 무엇인가 익숙해있는 일상이나 생각에서 벗어나 보고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단순히 자극적인 소재나 볼거리로 흥미를 선사하는 것은, 계속되는 한계에 부딪혀 결국에는 일반적인 이야기로 돌아가기 일쑤여서 이에는 적합하지는 않은 것 같다.그래서 무엇인가 일반적이지 않은 신선한 자극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 기서가 그 중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3대 기서라는 거창한 말을 떠나서 그 특유의
손가락 없는 환상곡 (シューマンの指)오쿠이즈미 히카루 (奥泉 光) 슈만의 피아노 작품들을 들어보면 언제나 느껴지는 것은, 그 불투명성과 몽환적인 환상에 놓여진 이채로움에 빠져든다는 것이다.쇼팽이나 리스트에서 느껴질 수 없는 그 특이성이 때로는 당혹스럽게 또 다르게는 낭만적으로 느껴지기에 더더욱 중독성이 강한 듯 하다.음악을 소재로 써내려가는 여러가지 소설들 중에서 이토록 슈만을 잘 묘사한 작품이 있을까.단순 미스테리 소설로 치부하고 읽어내려 가기에는 너무 많은 그만의 음악세계가 잘